2018/11/19 21:13

소박함을 포착하는 재능, 존 윌리엄스 <스토너> 책_읽고 쓰고

영미권 소설을 좋아해서 이 분야의 추천작은 일단 챙겨 놓는다. <스토너>는 신형철 평론가가 꼽은 인생의책 가운데 한 권. 
한해 김장을 마무리하는 나만의 리츄얼은 다음날 하루 휴가 내고 소설 읽기. 올해는 존 윌리엄스의 소설 <스토너>.

문장과 서사의 흐름이 소설의 주인공과 이토록 빼닮은 소설이라니. 정확한 무게값으로, 작가가 소설 속 세계와 인물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두 번의 세계대전을 거친 세대. 미국 중부의 농장에서 자란 한 청년이 대학의 문학 강의에 빠져들며 자기 세계를 만나고, 그것을 등대 삼아 고달프고 외로운 삶을 채워가는 이야기.

기회에는 비용이 따르고, 인간이 자기의 길을 걸을때는 그 기회를 얻은 댓가로 슬픔과 고독을 끌어 안게 된다.

우는 스토너, 싸우지 않는 스토너, 사랑을 하는 스토너, 사랑을 거두는 스토너, 한발 앞으로 내딛는 스토너, 뒤로 물러서는 스토너, 삶의 의미를 묻는 스토너, 삶을 거두는 스토너...

스펙터클한 사건이 없어 밋밋한듯 싶다가도 시종일관 찬찬한 템포가 만드는 설득력이 있다. 소박하고 똑똑한 이야기다. 
아름답다.

"<스토너>에는 나보코프 같은 계략, 제임스 같은 반전, 콘래드 같은 묵직한 의미, 포드 같은 뒤틀림이 없다. 화려하고 새로운 표현이나 주인공을 위한 필사적인 구원의 기회 같은 것도 없다. 스토너는 책을 읽는 우리들처럼 그저 살다 죽을 뿐이고, 살면서 겪는 모든 일들을 우리 앞에 누구나 훤히 볼 수 있는 곳에 놓여 있다. 이 정도의 소박함에 다다르는 데에는 천재성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 책은 읽기에 고통스러우면서도 아름답고, 또한 매우 쉽다." - 선데이 타임즈 리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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