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09 07:33

세상이 아동을 대하는 방식 아동권리, NGO 애드보커시

지금 쓰는 원고를 해보겠다고 생각한 건 이 사진 때문이다.


스쿨미 여아교육 사업을 해오던 라이베리아와 시에라리온이 에볼라 바이러스로 타격을 입은 무렵 한 신문 기사에서 만난 사진.

아이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건 뭐 어떤 설명도 없는 세상이구나. 뭐가 그래. 뭐가 이 따위야' 싶었다.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을 어떻게든 막아보고자 할때 저 나라들 전역에 내걸린 구호는 어이 없을 정도로 단순했다. "Ebola is real." 공중보건이며 의료의 혜택이 아마도 가장 적게 닿았을 사람들에게, 에볼라는 물론 바이러스라는 단어 자체를 들어본 적 한번 없었을 사람들에게 건넨 호소. 미신도 주술도 아닌 감염의 실체를 제발 믿어달라는 호소.

어른들의 세계가 이러한데 아이들에게는 무엇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나 싶었다. 어느날 가족과 헤어져 얼굴조차 확인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주게 된 아이들에게 이 경험은 무엇일지... 국가, 정부, 국제관계, 지구촌, 공중보건, 빈곤, 인권은 이 사실 안에서 어떻게 설명되어야 할지.

동시에 한편에서는 아프리카계 흑인 아이들의 별명이 한순간에 "에볼라"가 되고, 국적을 막론하고 아프리카 대륙 출신이면 입장을 허가하지 않는 술집과 밥집이 생기고, 아프리카에서 온 회의 참가자에게는 일회용 그릇에 담은 식사를 별도의 공간에서 제공하는 공포와 무지의 세계가 열렸었다.

이 한 장의 사진을 마음에 담고 나니 비슷한 방식으로 눈에 들어오는 장면들이 하나둘 늘었다. 유럽의 해안가에 웅크려 엎드린 모습으로 우리를 만난 꼬마 난민 쿠르디, 거칠게 이어진 길을 헤쳐 어렵게 학교 가는 아이들, 칠판에 그린 컴퓨터로 디지털을 만나는 아이들, 고아원 관광봉사를 하는 사람들 탓에 고아 아닌 고아가 되어 가족과 헤어져야 하는 아이들.

한국 아이들 입장에서 본다면 '이건 뭐야?' 싶을 사진들, 혹은 세상이 아이들을 대하는 방식을 드러내는 다양한 사진들이 담고 있는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었다. 사진에 대한 글을 쓸 생각은 아니었고 내 눈에 그런 식으로 보이는 사진이 담은 이야기를 글로 풀어보려고 했다. 원고의 형식이 어떻게 정리되든, 머릿속에서는 그런 그림을 그렸었다.

책이 된다면 아이들에게 "그러니 이 정도는 알아두자" 하는 말이 아니라 "봐. 세상이 너희들에게 이러면 안 되는 거야. 가난한 나라와 부자 나라의 차이로만 보지 말고, 누구에게나 한번인 아동기라는 입장에서 보면 어때? 그러면 공감할 수 있을까? 그게 힘으로 모일 수 있을까?" 하는 말을 건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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