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2/06 06:17

걸어가자 교육개발협력 사업.평가

퇴사 앞두고 업무 정리하는 요즘. 2013년에는 TF PM으로, 2015년부터는 여름부터는 전업(?)으 만들고 가꿔온 스쿨미 프로그램을 놓아야 한다. 스쿨미는 시작부터 세이브더칠드런 US의 교육 어드바이저, 리서처들과 팀을 꾸려 같이 했다.

아프리카외 남미의 여러 나라를 거치며 컨트리 디렉터까지 지낸 30여 년차 선배에게서는 팀 리더 역할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배웠고 (나의 필드 코치셨다!), 툴킷 개발을 리드한 동료 덕분에 기초교육 프로그램의 뼈대를, 과정의 섬세함을 알게 되었다.

리서치팀을 리드한 동료 옆에서는 조수 역할을 하며 보고 배웠다. 우리는 출장중 지내는 방식이 잘 맞았고, 무엇보다 앞으로 스쿨미를 통해 묻고 답하고 싶은 질문이 같았다.

모두 일을 정말 잘했다.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한 믿음과 과제에 대한 집중력이 좋았다. 그런 팀의 일부라는 사실에 언제고 힘이 났다.

그런 분들이 나를 팀리더로 세워줘서 그 비슷한 무엇을 할 수 있었다. 내 역할은 주로 예산 잘 따고, 기획 지키고, 우리가 하는 일을 보여주고 설득하고, 필드팀에 문제가 생기면 방법을 찾고, 뒤를 돌아보고 앞을 그리며, 맑아도 흐려도 컴온! 고고! 하는 거였는데... 돌아보니 이 역할들 모두 이 팀 분들이 내게 준 거였다.

"What a disappointment to read this – your commitment and determination have been such an important part of this journey, I think we have all learned a lot from each other. Among ourselves, I suggest we call School Me ‘the Hyunju project’ in your honour.J"

"what a disappointment to see you go. I have so enjoyed working with you and especially doing TA visits together. I have learned a lot through our collaboration on School Me design and TA, your vision and dedication have been vital to the project. We will truly miss your leadership."

이 팀과 업무 정리하고, 마지막 컨콜도 하자니 정말 아쉽다.


삼십대 후반의 내가 할 수 있는, 지금 내 그릇만큼의 최선은 다했다. 그렇게 말할 수 있다. 맑은 날도 흐린 날도. 스쿨미를 즐기고 버텼다.

남겨진 질문도 있다. 완주하지 못했다는 것. 그만큼은 아니었다는 것. 무엇을 어떻게 더 해야 했을지, 더 파고들었어야 했는지, 아니면 스쿨미라는 원밖으로 조금은 나왔어야 했는지, 그건 모르겠다.

계속 씩씩하게 걷기를. 스쿨미도 나도. 각자의 길에서. 자라고 자라서 지금 접어두는 질문에 언젠가는 답할 수 있기를.


덧글

  • 이요 2018/02/06 14:44 # 답글

    아...퇴사하시는군요. 요즘 <이상한 정상가족> 읽고 있는데 프롤로그에서 이름보고 혼자 반가워하고 막 그랬더랬는데..^^;;
  • cklist 2018/02/06 20:40 #

    아 반가워라~~ <이상한 정상 가족>을 읽고 계신다니, 거기서 제 이름을 찾으셨다니 넘넘 반갑고 좋아요. 마흔이 되기 전에 새로운 일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하니... 아홉수가 단디 들었대요 ㅎㅎ 동시에 큰 응원도 받았습니다!
  • kundera 2018/02/13 06:38 # 답글

    언제 어디서든 멋진 모습으로 하실거라 믿어요! 새로운 도전 축하합니다! :)
  • cklist 2018/02/13 21:40 #

    고맙습니다^^ 오래 사귀어온 친구가 보내주는 응원 같아서 용기가 나요 (맞죠?). 쉬운 결정은 아니었는데 막상 한 걸음 내딛고 보니 점점 가벼워지고 담담해지네요. 새로운 일과 함께 신나게 폴짝폴짝 뛰어보려 합니다^^
  • kundera 2018/02/22 02:46 # 답글

    Enuma가 큰 힘을 얻었네요!
    저는 2015년부터 실리콘밸리에서 internet.org이라고, 통신 상태가 좋지 않거나 인터넷을 쓰는게 경제적으로 너무 부담이 되는 계층에게 connectivity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하고 있어요.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 여기저기 다니면서 늘 느끼는게 결국은 교육이 답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래된 친구처럼, 늘 응원합니다! :) 나중에 혹시 출장오실 일 있으시면 알려주세요! 한 번 꼭 뵈요!
  • cklist 2018/03/14 08:44 #

    아이고 댓글이 넘 늦었습니다 ㅠㅠ 출근 일주일쯤 됐어요. 궁금한 것도 많고 분위기도 많이 다르고, 어떤 씨를 뿌려야 싹을 틔울지 슬슬 고민도 피어나고 합니다. 그 오랜 시간을 지나고 지나서 이제 kundera 님을 직접 뵐 기회가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본사 가게 되면 꼭 미리 연락 드릴게요! 그간 해오신 프로젝트 이야기도 넘 궁금하고, 이 분야의business development는 어떻게 뚫고 부딪쳐야 하는지 조언도 듣고 싶어요. 와아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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