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24 03:05

[연재] 빈곤에 대한 이해해서 출발하는 국제개발협력 - 1편. 어떤 빈곤인가 개발 학/업 노트

국제개발협력이 누구를 위한 어떤 활동이 되어야 하는지를 고민할 때, 가장 처음으로 맞딱드리는 (혹은 그래야 하는) 질문 가운데 하나가 '빈곤이란 무엇인가'이다. 이를 하루 1.25$의 빈곤선을 기준으로 해 이야기하는 것이 과연 충분할까. 이에 대해 정리한 글을 몇 꼭지로 나눠 연재한다.

빈곤에 대한 이해해서 출발하는 국제개발협력 - (1) 어떤 빈곤인가

국제사회에서 개발(development)의 우선적으로 빈곤 완화의 문제다. 2000년 유엔에서 열린 새천년 정상회의는 ‘새천년개발목표 (MDGs)’를 채택하며, 2015년까지 세계의 빈곤 인구를 2000년의 절반으로 수준으로 줄이기 위한 최소한의 목표를 전 세계적으로 공유했다. 이에 대한 세계시민들의 지지도 뜨겁다. 미국 메릴랜드대 국제정책태도프로그램 (PIPA)이 실시한 ‘월드퍼블릭오피니언(WPO)’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OECD 7개국과 러시아 국민들은 빈곤을 줄이자는 목표에 공감하고 있으며 77%는 실제로 돈을 기부할 뜻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한국은 80%가 기부 의사를 밝혀 프랑스 (86%)와 이탈리아(84%)에 이어 세 번째를 차지했다.문제는 ‘어떤 빈곤이냐’다. 개발에 관한 오래된 격언을 예로 들어 보자. 우리는 빈곤과 개발의 문제를 ‘가난한 사람에게 물고기를 주기 보다는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낫다’는 비유를 들어 이야기한다. 이 격언은 훌륭하지만 충분치는 않다. 가난한 사람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더 많은 물고기인지 알지도 못하거니와 지역마다 고기를 잡는 법도 다르기 때문이다. 또 고기 잡는 법을 안다고 해도 연못에서 고기를 잡을 수 있는 권리가 없다면 아무 도움이 못 될 수도 있다.국제개발 NGO 옥스팜 (Oxfam)의 정책 연구원 던컨 그린이 <빈곤에서 권력으로>에서 소개한 캄보디아 어느 마을 지도자의 이야기는 이런 사정을 말해 준다.“그 여자는 고기 잡는 법을 이미 잘 알고 있어. 단지 불법 벌목꾼이나 밀어꾼이 강을 좀 내버려두길 바랄 뿐이야. 정부가 아시아개발은행의 원조를 받아 거대한 댐을 짓는 것도 원하지 않아. 자신들의 삶에 피해를 주니까. 댐 건설 한다고 경찰이 마을을 강제로 퇴거시키니까 말야. 실은 어떤 자선도 바라지 않아. 그냥 기본적인 권리가 존중되기를 바라는 거야.”이 이야기는 ‘무엇이 빈곤인지’에 대한 이해가 다양함을 보여 준다. 사람들 - 특히 ‘도움을 주려는’이들 -은 보통 빈곤을 물고기가 없는 것, 즉 소득의 부족으로 이해하지만 어떤 이에게 빈곤은 소득보다는 권리의 부족이거나 또는 다른 것 – 이를 테면 교육, 의료 같은 공공 서비스 –의 부족일 수도 있다.실제로 세계은행을 중심으로 한 경제전문가들은 일인당 하루 1.25$의 빈곤선(poverty line)을 기준으로 빈곤을 파악하는데 비해, 2000년에 세계은행이 전세계 6만 명 이상의 가난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빈곤에 대한 그들 스스로의 이해를 조사한 <Voices of the poor>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남으로부터의 인정의 부족, 미래에 대한 기대 없음, 무력감 등의 감정을 들어 빈곤을 정의했다.이는 묻는 사람 (who ask)과 대답하는 사람 (who answer)에 따라 무엇이 빈곤인지, 누가 빈곤한 사람인지, 또 그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가 각기 다르다는 것을 함의한다. 소득의 부족을 빈곤이라고 한다면 저소득층을 포함하는 경제성장이 주요한 정책이 되는 반면, 사회적 배제 (Social Exclusion)를 빈곤으로 본다면 사회적 소수자 그룹에 대한 차별의 방지와 재분배가 주요 이슈가 되는 식이다.따라서 “세계의 빈곤을 절반으로 줄이자”는 선언이 구호에 머물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빈곤인가’하는 질문을 먼저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이 질문이 빈곤을 줄이기 위한 정책과 행동의 내용을 결정한다 [계속].


덧글

  • 봉사서퍼 2012/05/24 09:14 # 삭제 답글

    최근 국제개발관련일에 관심을 가지면서... 무엇이 나를 여기에 관심을 가지게했나 생각하게 되었는데,, 연재될 글들이 기대됩니다!
  • cklist 2012/06/07 13:49 #

    @봉사서퍼 님; 관심 & 응원 고맙습니다!
  • 대나무 2012/07/22 09:07 # 삭제 답글

    국제개발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에요 좋은 글 너무 감사드려요 ^^
  • cklist 2012/07/24 10:21 #

    @대나무 님/ 고맙습니다^^ 업데이트를 빠릿하게 하진 못하지만, 종종 들려주셔요~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