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18 12:49

식량위기와 영양실조 – G8/G20를 통해서 본 선진국의 해법 기후.농업.식량

앞으로는 INGO의 국제개발정책 어드보카시 담당자로 일하면서 갈피 못 잡고 헤매는 이야기를 이따금 쓸 것 같다. 학교와 일터와의 거리는 수천만 킬로미터. 큰 틀을 보는 법을 배웠고, 작은 서비스를 빈곤하고 소외된 사람들에게 닿게 하는 기관에서 일한다. 궁극적으로 둘 사이의 거리가 좁혀져야 일하는 의미가 있을 터, 우선은 둘 사이의 틈을 기록하는 공부라도 하면 나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요즈음 회사에서 "글로벌 식량위기와 영양실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G20 정상회의에 즈음한 시민사회의 제안"을 주제로 정책 포럼을 준비한다. 국제개발 INGO가 주축이 되니, 식량위기 문제 가운데서도 영양실조에 집중하게 된다.

포럼을 준비하면서 단체의 학술 연구와 어드보카시를 담당하는 International 바디에서 온 자료를 주로 읽는다. 이번 건에 대해서는 '식량위기에 대응하는 G8/G20 역할’에 대한 기관의 입장을 정리해 배포한 자료를 읽는데, 전문적이고 구체적이지만 시야가 좁다. 식량위기든 영양실조이든 문제를 그리는 데는 최고인데,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서는 기술중심적이고  (혹은 service delivery 확대에 치중하고) 선진국 중심적이고, 아무래도 기관의 특성에 갇힌다.

G8/G20은 기본적으로 선진국 클럽인데, 그 틀의 한계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안 한다. G8이 독주하던 과거에 비해 G20의 목소리가 커졌고, G20가 최빈국을 초대해 구체적인 협의를 함께 나누는 장치가 있다고 하지만, 최빈국들의 요구와 관점이 그들과 서로 다른 우선순위를 가진 G8/G20 회원국에 의해 충분히 고려된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식량안보를 둘러싼 이슈에서는 국제농업 정책을 결정하는 자리에 저개발국 농민들의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인데도, 여러 INGO가 내놓는 어드보카시 문서에서는 이런 점이 지적되지 않는다.

두어 곳의 국제개발NGO가 내놓은 G8과 G20 관련 글들을 읽다가, 능력이 되면 그 문서들의 내러티브를 분석해보고 싶다는 충동이 불쑥… 식량안보를 식량위기나 영양실조와 같은 ‘위기’ 프레임으로만 보게 되면 보건영양 사업이나 소농 지원 사업 같은 ‘서비스 확대’ 정도로 해석과 대응이 모두 제약된다.

한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한국의 후원자들이 후원한 기관에서 국제개발 정책을 다루면서 우리가 내놓는 해결책이 '누구의' 시각인지를 점검하고 고민하지 않는 것도 도리가 아니다. 북반구 INGO의 시각에 갇히지 말고 가장 한국적인 국제개발협력을 하자는 말이 아니다. 우리가 도우려는 사람들을 진짜로 돕는 국제개발협력을 하자는 뜻에서 '시야'는 중요하다. 넓고 고르게, 섬세하고 깊이있게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변화를 만든다.

아래는 '식량위기에 대응하는 G8/G20 역할’에 대해 좀더 넓게 보려고, 정리한 내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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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량위기와 영양실조 – G8/G20를 통해서 본 선진국의 해법

2012년 5월 미국에서 열리는 G8과 6월 멕시코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가 식량안보다. 2000년대 후반 들어 시작된 식량가격 폭등이 장기화되면서 식량, 농업, 영양실조 의 문제는 더 이상 개발도상국만의 화두 혹은 인도주의적 위기의 문제로만 머무를 수 없게 됐다.

선진국 입장에서 보면 식량위기 때문에 자국민이 먹을 충분한 식량을 확보하는 비용이 증가했다. 여기에 더해 개발도상국의 70%가 실질적 식량 수입국인 상황에서 식량위기로 인한 폭등이나 정치적 불안이 야기되거나, 식량 수입에 따른 국제수지 적자 증가로 부채 위기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도 부담이다. 요컨대, G8/G20에서 식량위기는 단지 인도주의적 문제가 아닌, 정치, 경제, 안보의 문제이다.

식량안보 대응책을 둘러싼 최근의 논의 방향은 크게 두 방향으로 나뉜다. 첫째는, ‘어떤 방법을 통해 식량 공급을 증가시킬 것인가’ 하는 의제다. 이는 개발도상국에 긴급 구호 식량원조를 전달하는 하거나 녹색혁명과 같은 식량 증산을 넘어서는 의제로, 궁극적으로는 WTO 도하 라운드 타결을 통해 농업 무역을 자유화 할 것이냐, 아니면 개발도상국의 식량주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냐, 또 대규모 기업농이냐 소규모 가족 농이냐를 둘러싼 선택의 문제다.

둘째는, 식량위기에 ‘가장 취약한 계층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하는 의제다. 이는 지금의 식량위기가 1970년대와 같이 식량 생산 자체가 부족해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식량가격 급등에 따른 접근성의 위기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과거처럼 국지적 지역에서 일부 사람들이 극심한 기아를 겪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인구에서 9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노동을 하고 돈을 벌면서도 값 비싼 식량을 살 수 없어 굶주림을 겪고, 교육을 중단하고, 질병에 취약해진다. 즉, 식량위기가 구매력의 문제이기 때문에 계층별로 감당하는 고충이 다르다. 빈곤한 나라와 계층일수록 식량 가격 인상이 위기로 전환되어 발전 가능성을 잠식하는 정도가 높다. 따라서 그 대응책에 있어서도, 식량위기를 인도주의적 긴급구호의 문제가 아닌 장기적인 위기 관리의 문제로 바라봐야 하며, 이때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주요 화두가 된다.

이와 같은 논제에 대해 이른바 선진국 모임인 G8과 G20은 어떤 입장을 내놓고 있을까. 두 정상회의 식량안보 색터 의제를 살피면 식량위기의 해법을 둘러싼 개도국-선진국 및 선진국-선진국 간의 입장 차이를 짚어볼 수 있다. 특히, G8을 구성하는 국가들은 2003년 기준으로 미국 (132%), 독일 (101%), 프랑스 (173%), 영국 (99%), 캐나다 (146%), 이탈리아 (73%)의 곡물자급률을 기록한 전통적 식량수출국이자, 전 세계 부의 5분의 3을 차지하는 부국인 만큼, G8이 구상하는 해법은 그 자체가 곧 선진국이 생각하는 식량위기의 해법을 드러낸다고도 볼 수 있다.

식량위기의 원인과 G8/G20 식량안보 의제


G8/G20의 식량안보 의제의 구성을 이해하려면 먼저 2000년 이후 식량위기의 특징을 짚어봐야 한다. 1960-70년대의 식량위기는 식량생산량의 문제였고, 기후 요인에 따른 국지적 공급 부족의 문제였다. 따라서 국제사회의 대응도 식량위기에 대한 조기경보체제 구축, 긴급 방출 식량 비축, 긴급구호 식량원조 증가 등을 통해 위기가 기아 사태로 번지는 것을 예방하고, 녹색혁명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식량 생산을 늘리는 한편 소농과 열대지역 농업발전을 지원하는 연구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반면 2000년대의 식량위기는 보다 복합적이다.
(1) 공급측면에서는 일단 생산량 감소의 문제가 있다. 호주와 미국 등의 주요 수출국에서 곡물 생산이 줄었고, 개도국에서는 사막화로 인한 경작지 감소, 수자원 고갈, 기후변화 등으로 이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여기에 고유가에 따른 비료, 살충제, 경작, 추수, 보관, 수송 등의 간접비 증가도 한 몫 한다.

(2) 소비측면에서는 중국과 인도에서 육류 소비가 늘면서 곡물 사료 수요가 늘어난 것, 바이오 연료 수요 증가로 농지 전용이 늘어난 것이 주요 요인이다.

(3) 현물 시장 외적으로는 국제 곡물 시장에 대규모 투기성 자본이 유입되면서 곡물가 변동성이 커진 것, 카킬과 같은 다국적 농기업의 국제농산물 무역 점유율이 80% 이상에 이르기까지 높아진 것, 식량 수출국의 자원 민족주의 강화로 곡물 시장에 출하되는 곡물량 자체가 감소한 것이 지적된다.

(4) 마지막으로 각국 정부의 대응 정책 범위가 줄어든 것이 요인이다. 1980-90년 대에 추진된 구조조정/농업 자유화 정책으로, 선진국에 뿌리를 둔 다국적 기업이 정부의 농업 보조금을 받아 낮은 가격에 수출하는 식량이 개도국에 대거 유입되면서 개도국 농민들이 경쟁력을 잃었다. 여기에 정부가 제공하던 농업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 (Agricultural Social Safety Nets)이 폐지되거나 축소되면서 소농을 기반으로 하는 개도국 전통의 식량 생산 기반이 붕괴가 더욱 급속화됐고, 이것이 해외시장에 대한 곡물 의존도 상승을 불러오면서 지금의 식량위기의 원인이 됐다.

이와 같은 이유로 불거진 식량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G8/G20 그룹이 내놓은 식량안보 의제는 크게 (1) WTO 도하 라운드 타결 촉진 (2) 가격변동성 위험 완화 (3) 식량수출국의 수출 제한 조치 완화 (4) 농업 투자 증진 (5) 바이오 연료 제한 (6) 세계식량비축과 식량원조 증가 (7) 취약층에 대한 사회적 보호 (영양실조 대응 포함) 확대 등이다.

====> 아래는 위의 의제에 대한 G8/G20의 입장과 개도국 및 농민 단체의 입장을 정리한 것

농업 무역 자유화 VS 식량주권
- 2008년 G8 (일본) 정상회의: 식량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개도국에 식량 공급을 증가시킬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농산물 수출을 활성화시킬 WTO 도하 라운드 타결을 촉구. 선진국들은 도하 라운드에서 선진국의 농업 보조금 등 시장 왜곡 요소와 농업 무역 장벽이 제거되면, 생산자들이 가격 변화에 더욱 민감해지면서 식량 생산이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

- 2009년 G8 (이탈리아) 정상회의: 2010년까지 WTO 도하 라운드 개발 협상을 타결하도록 노력한다는 식으로, 도하 라운드 완결 시점을 명시적으로 설정.

- 개도국은 도하 라운드 타결이 식량자급 능력을 향상시키지 못하며 오히려 개도국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더욱 제한할 뿐이라며, 농업 무역 자유화 조치의 철회와 식량주권을 주장. 농업 비교우위에도 불구하고 개도국의 70%가 순수 식량 수입국이 된 데에는 1980-90년대 개도국에 강제된 농업 시장 자유화가 원인이라는 것. WTO 도하 라운드가 타결되면 개도국 정부가 식량 증산과 가격 안정을 위해 취할 수 있었던 보조금, 가격통제, 수입통제 등과 같은 조치들이 금지되고, 수입국들의 수입 규제(관세 및 비관세 조치)도 완화되어 개도국의 글로벌 시장에 대한 의존이 더욱 커질 것을 우려.

- 개도국과 농민단체는 WTO의 무역 규제가 농산물을 대량 상품으로 취급되는 하는 Cagill, ADM, ConAgra와 같은 다국적 농기업의 독과점에 대해서는 취약하며, 거래된 곡물의 사용 방식(식량 대 연료)과 투기 현상을 통제하지 못함을 지적하며 개도국의 식량증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

- 개도국 빈곤층의 70%를 이루는 소농들은 농업 생산 자산 (토지, 비료 등)이 적기 때문에 자유무역으로 인한 가격 변화에 맞춰 생산량을 늘리기 어렵기 때문에, 자유무역의 혜택은 전 세계 곡물 유통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초국적 농기업에 돌아갈 뿐이라고 지적.

- 2008년 이탈리아 G8에 즈음에 국제 농민 조직인 비아 캄페시나는 서방 선진 8개국이 자신들의 농업정책과 농산물 수출 정책이 식량위기의 근본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덮어둔 채, 한편에서는 식량위기의 인도주의적 측면만을 부각하여 비상 식량 확충 방안을 내놓으면서, 다른 한 편에서는 선진국의 이익을 강조한 WTO 도하 라운드 타결을 촉구한다며 G8 정상회의를 비판함.

- 이들은 선진국이 식량원조의 증가를 이야기하지만 식량위기는 식량원조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는 점도 지적. 2000년대 들어 식량원조는 국제 농산물 교역에서 2% 미만의 비중을 차지함. 이 물량도 해마다 줄어들어, 2009년에는 1961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 따라서 식량원조 증가가 아니라 농업 투자와 농업 무역 구조의 개선이 핵심 이슈라는 것.

- 한편 2010년 ~ 2011년 G8/G20 정상회의에서는 WTO 농산물 자유무역 의제와 곡물수출제한 조치 등의 의제가 거론됨. 중국, 러시아 등이 글로벌 식량위기의 한복판에서 곡물 수출을 제한하면서 국제곡물시장의 불안전성 크게 증가 (2007-2011년 33개국 87건)함. 한국을 비롯한 G20 그룹은 이런 조치가 WTO로 대표되는 자유무역 질서를 위협한다며 우려한다는 목소리를 냄.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선진국 간에도 의견이 다르며, 개도국 간에도 식량수출/수입국가 별로 입장이 다름.

가격변동성
 -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의 후속 조치로, 2011년 파리 G20 정상회의 및 농업각료회의에서 국제곡물가변동성 대응 시스템 구축을 논의함. 식량과 연계된 파생상품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보 공유를 높이고, 식량의 바이오연료 사용 문제를 재검토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음.

- 2009년 이탈리아 G8. 한편 식량 가격 상승으로 식량을 수입하는 개도국의 국제수지 적자가 증가 금융위기로 전환되지 않도록 IMF WB의 역할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논의 제기됨.  IMF는 최빈국의 단기적 외부 충격에 따라 국제수지 적자를 겪는 경우 양허성이 높은 외부충격기금 (Exogenous Shocks Facility, ESF) 제공하고 있으나, 경제 구조조정계획 수립을 조건으로 하고 있어 긴급 대응성이 낮음. 엔지오들은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IMF, WB의 식량위기 대응 조치에 논쟁의 소지가 있다고 보고, 개도국들에 식량위기에 대한 두 기관의 정책조언을 거부할 것을 조언.

농업 투자
 
- 농업은 경제발전과 빈곤 완화의 강력한 엔진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함. 특히, 식량수입국이자 농업 기반 국가인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우, 한 나라의 GDP에서 농업이 자치하는 비중이 30%에 이르며, 빈곤층의 70%가 농촌에 거주하고 농업으로 창출하는 일자리가 전체의 67%에 이른다는 점에서 농업에 주목 (World Bank, 2007).

- 특히, 농업은 다른 분야에 비해 빈곤 완화 효과를 보다 직접적으로 가져온다는 점이 강조됨. 42개 개발도상국의 농업 분야 성장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농업 분야는 1% 성장할 때마다 다른 분야가 1% 성장할 때보다 2.5배 더 많은 빈곤층의 소득 형상 효과를 가져옴 (Ligon and Sadoulet, 2007).

- 농업 투자를 말할 때보다 생산 증대에 맞춰 논의가 진행되는 경향이 있으나, 생산 증대 자체가 굶주림과 영양실조 문제를 자동적으로 해결해주지는 않음. 식량위기의 해결을 위해서는 개발도상국 빈곤층의 70%가 농촌에 거주하는 만큼 소농을 중심으로 한 생산 증대 방법이 모색되어야 함. 대규모 기업농 중심의 생산 증대에 혜택에서 소외되기 쉬운 소농, 여성 농민에 대한 혜택을 확대하고, 영양상태를 직접적으로 개선하는 작물을 보급하는 등의 노력이 요구됨.

- 2008년 일본 G8 정상회의에서는 식량위기에 대한 장기적 대처 방안으로 생산력 확충을 강조함. 아프리카 지역 농업 생산성 증대를 위한 아프리카농업발전종합계획 (CAADP)에 지원을 강화하는 데 동의. 개도국의 관개, 보관, 수송 등의 농업 인프라를 구축하는 문제, 다수확 품종 보급을 통한 증산 등을 논의함.

- G8 정상회담과 별도로, 2008년 5월 발표한 미국의 식량위기 및 농업저투자 해소를 위한 대책에는 7억 7천 만 달러의 유전자 변형 농산물 (GMO)를 포함한 농업 투자를 강조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논란이 됨 (강선주, 2009).

- 2011년 파리 G20에서 농업 장관들은 “농업 생산의 품질과 다양성을 개선하고 전 세계에서 영영가 높은 식량에 대한 접근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 영양에 민감한 농업 정책 (nutrition-sensitive/nutrition-focused agricultural policy) 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관심을 촉구했으나, G20 정상회의에서는 합당한 조명을 받지 못했음.

- 2012년 멕시코 G20에서도 ‘영양에 민감한 농업 정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하나, 이 정책의 효과가 개발도상국 농촌에까지 이르도록 이를 구현할 뚜렷한 메커니즘이 없다는 것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음.

- 한편 농민 단체들은 2009년 이탈리아 G8의 결과를 두고, 선진국들이 G8/G20에서 식량위기에 대응한 소농의 역할을 선언문을 통해 공식적으로 인정하면서도, 이를 위한 전략은 수립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함. 선언문에는 소농의 역할, 토지에 대한 접근성 강화, 농업과 농촌 개발의 지속가능성 등이 등장하지만 이를 WTO 도하 라운드의 타결과 나란히 놓음으로써, 모순을 말하고 있다는 것.

- 농민 단체들은 소농과 가족농을 중심에 놓은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농산물 자유무역 의제를 거부하는 것이 방법이라며, 이러한 국제농업 정책을 결정한 권한인 선진국들의 모임인 G8에 있는가를 먼저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냄.

세계식량비축과 식량원조
- 2008년 일본 G8에서 식량위기에 대한 긴급대응 능력을 높이기 위한 비축분에 대한 논의가 30년 만에 부활함.

- 선진국들은 단일 비축 프로그램에 반대하는 입장. 2009년 이탈리아 G-8 정상회의에서 포괄적인 접근, 국가별 계획 수립, 전략적 조율, 다자국 제기구 활용, 지속적이고 책임 있는 약속 이행 원칙에 기초하여 식량안보를 제고하는 ‘라퀼라 식량안보 계획’(L’Aquila Food Security Initiative: AFSI)이 채택되었는데, 이 역시 충분한 긴급 식량원조를 보장하면서 가상 국제 식량재고 관리를 조율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데 그침 (강선주, 2009).

- 선진국들이 식량원조의 증대를 강조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2000년대의 식량원조는 국제 농산물 교역에서 2% 미만의 비중을 차지하는 수준. 전체 량도 해마다 줄어들어, 2009년에는 1961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음. 개도국과 농민 단체는 선진국들이 식량원조 이슈를 강조하는 것을 두고 농업 투자와 농업 무역 구조의 개선이라는 핵심 이슈를 비껴가려는 의도로도 해석함.

- 개도국들은 식량위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량이 소중한 주권으로서 인정받아야 하며, 식량위기에 대비하여 세계 식량 비축이나 식량원조의 증대에 하기에 앞서 각 국의 식량주권을 보장하고 그에 따라 최소 식량을 비축할 수 있는 정책성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목소리를 냄. 이것이 가능하려면 다국적 농기업과 WTO가 아닌 새로운 농업과 식량 시스템이 필요.

- 더불어 현물 중심의 식량원조 (food aid)를 다양한 식량 보조 (food assistance)로 전환하는 노력도 진행중. 이는 선진국의 식량원조가 잉여 농산물 처리 수단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하도록 하려는 것. 원조 식량을 개도국에서 조달하도록 비구속화 하거나, 현물이 아닌 현금으로 지원하는 등의 다양화를 포함. WFP가 논의를 주도.

영양실조 개선
- 영양실조는 긴급 구호가 필요한 인도적 위기인 동시에 장기적인 인간/경제개발 효과를 잠식하는 문제. 개발도상국의 빈곤층, 특히 여성과 아동이 식량위기로 인한 고충을 최전선에서 겪고 있다는 점에서 영양실조 문제에 대한 대응이 절실함.

- 영양관련 ODA는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지만 2012년 기준으로 영양사업에 쓰이는 ODA는 전체의 ODA의 10%에 머물고 있는 식량긴급구호, 농업, 농촌개발, 영양사업에 배정된 ODA 가운데, 다시 3%에 머무는 수준.

- 영양실조 개선을 위해서는 미세 영양소 강화 등의 직접 개입 외에도 영양개선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농업 투자(소농, 특히 여성농부를 고려한 소규모 농부에 대한 지원) 늘리는 것이 중요함. 그러나 Nutrition-focused agricultural development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메커니즘과 측정가는한 지표가 부재함. 

- 2009년에 G8 회담에서 글로벌 식량 문제 해결 의한 국제적 합의가 이뤄졌으며 여기에는 10개의 G20 국가들 (한국 포함)도 참여했음. 공여국들은 '라퀼라 이니셔티브'를 통해 식량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3년간 200억 달러 지원하겠다고 약속. 그러나 농업과 영양 분야의 20년간의 저투자를 극복하려면 3년간의 라퀼라 이니셔티브만으로는 불충분하며 새로운 국제적 결의가 필요한 상황.

취약층, 빈곤층에 대한 사회적 보호
- 지금의 식량위기는 가격 급등에 따른 접근성의 위기. 과거처럼 국지적 지역에서 일부 사람들이 극심한 기아를 겪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인구의 약 8분의 1에 달하는 9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노동을 하고 소득을 벌면서도 값 비싼 식량을 살 수 없어 굶주림을 겪고, 교육을 중단하고, 질병에 취약해짐.
 
- 식량위기가 구매력의 문제이기 때문에 계층별로 감당하는 고충이 다르며, 빈곤한 나라와 계층일 수로고 식량 가격 인상이 위기로 전화되어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잠식하는 정도가 높은, 장기적인 위기 관리의 문제. 따라서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이 주요 화두가 됨.

- 멕시코 대통령이자 2012년 G20 의장인 펠리페 칼데론은 올해 1월 다포스 포럼에서 글로벌 경제 위기로부터 빈곤층을 보호하고 글로벌 성장을 이끌기 위한 G20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사회적 보호 프로그램의 중요성을 강조. 그 모델로서 멕시코의 oportunidades 를 거론. (* 멕시코는 IMF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사회적 반발을 완화하기 위해 저소득층 생계비 지원 정책인 oportunidades를 확대 실행. 지금은 빈곤완화 효과를 인정받으며 세계의 주목을 받는 정책으로 부상.)

- 장기적으로 정부가 주도하는 지속적인 현금지원에 기반한 사회적 보호 정책을 세우는 것이 필요. 이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브릿지 역할을 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 확보 정책을 우선 시행해야 함. 이 정책들에는 식량위기 시에 빈곤 가정을 대상으로 한 현금, 식량 지원, 농업 비료 지원, 공공근로 사업 등이 포함됨. 그러나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한 저소득국가에서는 사회적 안전망 확충을 위한 재원과 행정적 역량이 부족한 실정.

- 세계 은행의 Rapid Social Response 프로그램은 저개발국의 사회적 보호 시스템 개발을 지원하는 신탁 프로그램. 그러나 신청 국가가 너무 많아 지원 대상국 확대가 불가능하므로 세계 은행의 자원 재분배 필요한 상태.


해외농업자원 개발
- 식량위기로 식량 자급률이 낮은 식량수입국 (한국 포함)들이 저개발국에서의 해외농업자원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 선진국들은 민간 부분의 농업 투자를 내세워서, 개발도상국의 농지와 수자원을 이용한 식량생산을 증대하고 이를 식량안보 수단으로 실현하고자 함.

- 급증하는 해외농업자원개발로 개발도상국 현지의 소농들이 농업 생산 수단을 읽고 농토에서 쫓겨나거나, 수자원 고갈 등으로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나 G8/G20에서는 이 문제를 의제로 다루지 않고 있음.

- 2012년 5월 선진국과 다국적 대기업의 ‘토지 수탈’로부터 개발도상국의 농민을 보호하기 위해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분량의 가이드라인을 채택. FAO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각국 정부에 조상으로부터 대대로 내려온 지역 토착민의 토지, 어장(바다), 숲에 대한 이용권을 인정,보호해 줄 것을 권고했으나, 법적 구속력이 없어 실행에 의문이 제기됨. 가이드라인을 회원국에 강제할 수는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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