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네사 스캠멜(VANESSA SCAMMELL).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을 보러 갔다가 엉뚱하게도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뮤지컬 감독에게 올인. 두 시간 내내 그 사람만 뚫어지게 바라보다 왔다.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모습이며, 곡이 만족스럽게 흐를 때 혼자 씨익 웃던 모습, 중간중간 흘러내린 머리를 쓸어 올리던 모습이 자꾸 아른거린다.
그의 어깨 뒤에 수백명의 관객이 있다. 그 수많은 시선은 포물선을 그리듯 그를 뛰어넘어 무대 위 배우에게 가 닿는다. 그가 섬세하게 표현하거나 힘을 주어 끌어올리는 부분에서 관객들은 숨을 죽이고, 열광한다. 무대에 집중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의 존재를 모르거나 알고 있어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들이 배우의 연기와 가창에 열광한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그 열광의 반정도는 사실 그의 힘이다. 그런데도 막이 내리기전까지 그는 뒤를 돌아 관객을 볼 수 없다. 관객을 향해 시선을 두고 싶고, 그들의 표정을 보고 싶고, 환호와 박수를 한몸에 받고 싶은 마음은 그에게는 소용없는 것이다. 거대한 공간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등을 보이고 서있는 역할을 맡은 이는 그 하나뿐이다.
무대의 배우는 내게 익명의 누구이다. 그들에게는 배역이 있다. 그들의 흥은 배역을 통해서만 발산된다. 하지만 등을 돌리고 선 유일한 사람, 지휘자에게는 아니러니하게도 이름이 있다. 그 자리에 그는 익명으로 서있지 않는다. 그는 어떤 배역을 소화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바네사 스캠멜'의 하루 일과중 어떤 부분을 소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멋진 장소에서, 수백의 시선을 뒤로 한 채. 어딘지 멋지지 않은가...
공연의 끝 역시 그렇다. 커튼이 내려오고 다시 올라간다. 그때마다 배우들은 극장이 떠나갈듯한 박수를 받는다. 그들이 다시 커든 뒤로 들어가면 서서히 관객이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관객은 가차없이 돌아서 나간다. 조금전까지 그들에 열광하다가도 확실하게 끝난 것을 알면 가볍게 일어서 가볍게 자신의 현실로 돌아온다. 다들 입을 열고 공연에 대해 떠들기 시작한다.
그때까지도 오케스트라는 자리를 지킨다. 지휘자는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관객들을 향해 음악을 들려준다. 배우와 관객의 관계는 막이 내려가면서 끝났지만, 지휘자와 관객의 관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배우를 향하던 음악을 관객을 향해 보내기 시작한다. 그 공간에서의 모든 관계를 마무리 짓는 기분으로... 환호와 열광이 차츰 줄어들고 마침내는 조용해지는 공연장을 보는 것까지가 그의 역할이다. 그가 배역 누구가 아닌 '바네사 스캠멜'로 그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막이 내렸어도 그의 하루 일과는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이런 생각들을 하며 오케스트라와 지휘자를 바로 보는 일은 감격스러웠다. 적어도 내게는 극본에 바탕한 이야기보다, 그의 뒤 돌아선 모습이 더 많은 얘기들을 해줬다. 모두가 한 곳에 시선을 두고 열광하는 자리에서, 다른 곳에 시선을 두고 섰으면서도 지극한 집중력으로 현장을 즐기는 모습에는 묵직한 감동이 있었다.
P.S. 아.. 거 .. 사실, 그에게 처음 시선을 둔 이유는 그의 탄탄하고 매끈한 어깨 근육에 감동했기 때문임을 밝혀둔다. 금발 머리와 소매 없는 검정색 셔츠도 멋졌다. 친절한 금자씨가 일찍이 말했다, "예뻐야 되, 뭐든 예쁜 게 좋아." 라고.
(이미지는 한 시간 넘게 네이버 돌아다니며 찾은 것들... 이것도 버닝이라면 버닝인가 -,-)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을 보러 갔다가 엉뚱하게도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뮤지컬 감독에게 올인. 두 시간 내내 그 사람만 뚫어지게 바라보다 왔다.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는 모습이며, 곡이 만족스럽게 흐를 때 혼자 씨익 웃던 모습, 중간중간 흘러내린 머리를 쓸어 올리던 모습이 자꾸 아른거린다.
그의 어깨 뒤에 수백명의 관객이 있다. 그 수많은 시선은 포물선을 그리듯 그를 뛰어넘어 무대 위 배우에게 가 닿는다. 그가 섬세하게 표현하거나 힘을 주어 끌어올리는 부분에서 관객들은 숨을 죽이고, 열광한다. 무대에 집중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의 존재를 모르거나 알고 있어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들이 배우의 연기와 가창에 열광한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그 열광의 반정도는 사실 그의 힘이다. 그런데도 막이 내리기전까지 그는 뒤를 돌아 관객을 볼 수 없다. 관객을 향해 시선을 두고 싶고, 그들의 표정을 보고 싶고, 환호와 박수를 한몸에 받고 싶은 마음은 그에게는 소용없는 것이다. 거대한 공간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등을 보이고 서있는 역할을 맡은 이는 그 하나뿐이다.
무대의 배우는 내게 익명의 누구이다. 그들에게는 배역이 있다. 그들의 흥은 배역을 통해서만 발산된다. 하지만 등을 돌리고 선 유일한 사람, 지휘자에게는 아니러니하게도 이름이 있다. 그 자리에 그는 익명으로 서있지 않는다. 그는 어떤 배역을 소화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바네사 스캠멜'의 하루 일과중 어떤 부분을 소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멋진 장소에서, 수백의 시선을 뒤로 한 채. 어딘지 멋지지 않은가...
공연의 끝 역시 그렇다. 커튼이 내려오고 다시 올라간다. 그때마다 배우들은 극장이 떠나갈듯한 박수를 받는다. 그들이 다시 커든 뒤로 들어가면 서서히 관객이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관객은 가차없이 돌아서 나간다. 조금전까지 그들에 열광하다가도 확실하게 끝난 것을 알면 가볍게 일어서 가볍게 자신의 현실로 돌아온다. 다들 입을 열고 공연에 대해 떠들기 시작한다.
그때까지도 오케스트라는 자리를 지킨다. 지휘자는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관객들을 향해 음악을 들려준다. 배우와 관객의 관계는 막이 내려가면서 끝났지만, 지휘자와 관객의 관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는 배우를 향하던 음악을 관객을 향해 보내기 시작한다. 그 공간에서의 모든 관계를 마무리 짓는 기분으로... 환호와 열광이 차츰 줄어들고 마침내는 조용해지는 공연장을 보는 것까지가 그의 역할이다. 그가 배역 누구가 아닌 '바네사 스캠멜'로 그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막이 내렸어도 그의 하루 일과는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하게도.
이런 생각들을 하며 오케스트라와 지휘자를 바로 보는 일은 감격스러웠다. 적어도 내게는 극본에 바탕한 이야기보다, 그의 뒤 돌아선 모습이 더 많은 얘기들을 해줬다. 모두가 한 곳에 시선을 두고 열광하는 자리에서, 다른 곳에 시선을 두고 섰으면서도 지극한 집중력으로 현장을 즐기는 모습에는 묵직한 감동이 있었다.
P.S. 아.. 거 .. 사실, 그에게 처음 시선을 둔 이유는 그의 탄탄하고 매끈한 어깨 근육에 감동했기 때문임을 밝혀둔다. 금발 머리와 소매 없는 검정색 셔츠도 멋졌다. 친절한 금자씨가 일찍이 말했다, "예뻐야 되, 뭐든 예쁜 게 좋아."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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