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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호켄의 무한도전 <축복받은 불안>과 '와이저어스' 사회적기업과 국제개발

폴 호켄의 <비지즈니스 생태학>(1993)은 MIT 구내 서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책 가운데 하나다. 더불어 이 책은 1998년  67개(아마도 미국의) 비즈니스 스쿨 교수들이 선정한 비즈니스와 환경 분야 최고의 책이기도 하다. 폴 호켄은 이 책을 통해 환경주의적 관점과 비즈니스 사이에 다리를 놓았다.

그 폴 호켄이 이번에는 <축복받은 불안>(2007)을 통해, 지금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풀뿌리 운동에 대한 이론적 조감도를 그렸다. 그리고 웹서비스 와이저어스Wiser Earth를 통해 그 조감도를 실제의 모형으로 바꾸어 놓았다.

지속가능한 농업, 생물다양성 보존, 기업윤리, 사회책임투자, 사회적기업, 야생동물보호, 지속가능한 공동체, 기아 및 식량안보, 대체연료, 문화유산보호, 공정무역, 기후변화, 녹색소비자 운동, 물 소유권, 지속가능한 도시...

전 세계에서 이와 같은 '생태적 지속가능성'과 '사회정의'를 위해 활동하는 크고 작은 비영리 단체들이 얼마나 될까? 누구도 그 수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크지만, 폴 호켄은 최소한 1백만 개로 그 규모를 추정한다.  

어떻게 이렇게 큰 움직임이 가능할까? 그런데 참여자의 수에도 불구하고 왜 이 운동은 그다지 효과적인 결과를 내지 못하는 것일까? 왜 이토록 주목받지 못할까? 이런 움직임은 전통적인 사회 운동이나 이데올로기와 어떻게 다를까? 이 운동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폴 호켄은 <축복받은 불안>에서 이와 같은 질문을 던지고, 역사와 현재를 분주하게 오가며 그 답을 찾아나선다. 

그는 19세기 아메리카의 환경운동에서 출발해, 소로와 에머슨, 래이켈 카슨을 지나, 현재 활동하는 NGO의 유형별 성격을 파악한 뒤에, 현재의 움직임을 '부조리한 세계가 조장하는 불안과 두려움, 정치적 부패와 경제적 질병, 생태계 파괴 같은 독성에 대한 인류의 본능적인 면역 반응'으로 정리한다. 

그리고 이 반응은 특정한 규칙 하에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체계보다는 자연스럽게 모이고 흩어지며 전진과 후퇴를 거듭하는 '네트워크'이므로, 그 성공 여부 또한 개별 반응의 강도보다는 접속성에 있다는 생각에 닿는다.

이 생각은 웹사이트 와이저어스(www.wiserearth.org)를 만드는 것으로 나아간다. WISER는 사회적/책임간 세계 지수(world index of social and environmental responsibility)의 약자인데, 이 사이트는 와이저 지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단체, 개인을 연결하고, 생각을 공유하기 위한 장으로, 위키처럼 사용자에게 열려있다.

이 사이트에서는 단체와 개인의 관심사, 지역에 따라 검색이 가능하고, 지금 누가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기부자들에게는 그들의 관심 영역을 다루는 단체를 찾아준다. 또 사용자들에게는 등록한 관심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알려주고 개인 달력을 제공하고, 등록된 관련 자료들을 업데이트 해준다. 폴 호켄으로 검색하면 그가 등록한 관심 분야와 속한 단체, 등록한 자료들, 최근 활동, 그와 웹에서 연결된 다른 사람들의 정보를 보여주는 user main이 뜬다. 

폴 호켄은 그 스스로가 <축복받은 불안>에서 말하는 '세상을 좀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활동가'다. 사업적 기업가로 환경과 비즈니스 분야의 강연자로, 작가로, 또 웹서비스 개발자로 종횡무진, 활발한 활동을 펼친다.

그는 강연을 하면서 '생태계 지속성'과 '사회정의'를 위해 고민하고 애쓰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만나는 사람들이 늘어가면서 세상에는 이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것일까?하는 질문을 품었다. 그들은 누구일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애쓰는데 그 힘으로 세상은 어떻게 변하게 될까하는 궁금즘을 품었다.
 
그리고는 도서관으로 달려가 책을 펼치고, 19세기부터 현재에 이르는 이 운동의 역사를 살폈다. 소로와 에머슨, 래이첼 카슨의 생각과 용기에서 힘을 얻고, 이 운동의 역사에서 나아갈 길의 전망을 읽었다. 그 다음에는 사람들을 모으고, 그들이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 가운데 하나를 실행에 옮긴다. 와이저어스를 구축하고, 책을 쓰고, 이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 과감한 지적 호기심과 실천력, 순수한 용기가 어우러져, 이 운동에 새로운 힘 하나를 보태는 순간이었다.

<축복받은 불안>을 읽으면서, 폴 호켄의 이런 행보를 생각했다. 그의 주장처럼 불안안 세계에 대한 전 세계적 면역반응을 '축복받는 불안'이라 할 수 있다면, 그는 스스로가 먼저 축복의 증거가 된 사람이다.

나는 이 책에서는 그런 '삶들'을 읽었다. 세계의 곳곳에서 얼마나 많은 폴 호켄이 '지금을' 그리고 있을까. 그들이 '접속'한다면, 알고 있는 것을 교환하고, 혼자서 힘들게 내었던 용기를 나누어 갖는다면, 서로를 격려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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