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나리 님 블록 2만명과 2천명의 소비구조 의 내용.
<마시멜로 이야기> 이야기 류의 책을 이따금 구매하는 독자와 저가 기획 상품이나 디즈니 류의 DVD를 구매하는 고객을 제외하고 파악했을 때,
1. 우리나라에서 책을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하는 사람은 2만명.
2. 그 가운데 사회과학 독자들은 대략 2천명.
3. 그 가운데 다시 1,000명은 DVD, 500명은 LP구매자.
4. 책, DVD, LP는 원래 대체제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보안재, 결합재의 성격을 띤다.
5. 결과적으로 상위 5%가 60%의 책을 구매하는 셈.
6. 우리 시장구조에서는 DVD 구매자가 상위5%, 이 사람들이 사회과학 시장을 지키는 셈.
7. 나이로 보면, 386이라고 부르는 나이대에서 하나가 형성되고
8. 50대 초중반 소위 월간조선 정독자 또 하나의 피크선이 생긴다.
9. 결국 좋으나 싫으나 좌파와 우파가 책 시장과 DVD 시장을 지탱하고 있는 셈.
9. 정치적인 지향점이 뚜렷한 사람들이 책을 읽는다는 임시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다.
월간조선을 읽는 사람들만큼 책을 열심히 사보는 사람도 없다는 말, 시간이 지날수록 절절하게 체감한다. 저 위의 2만/2천/5백에 꼭 들어 맞는 분들을 여럿 알고 있다. 그들 모두 월간조선 혹은 조선일보를 본다.
직업적인 이유로 그 그룹에 속한 분들이 대체로 어떤 책을 사는지도 알고 있다. 이게 생각보다 재밌다. 이 사람들은 경영이든 인문이든 분야를 안 가리고 사고, 좌파든 우파든 정치적 입장에 관계없이 사고, 한 달에 20만원 정도는 기본으로 산다. 한 주에 신문에 소개된 인문서가 열 권이라면 적어도 여섯 권 정도는 이 사람들'만' 산다.
사회과학서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아주 대중적인, 청소년에게도 권해줄 수 있는 <지식e>같은 부류의 교양서를 제외하고 나면, 이른바 정통 사회과학(그나마 학술서 비슷한 책을 제외하고)시장은 진짜로 2만/2천 사이즈고, 그 풀에서는 정말 저 그룹의 사람들이 왕이다.
문제는 눈에 띌 만한 속도로 386이라고 부르는 나이대의 진보 성향 독자들의 구매력이 줄어들고, 50대 초중반의 <월간조선> 정독자 그룹의 구매력이 갈수록 커진다는 데 있다.
그래서 이영훈의 <대한민국 이야기>는 팔기 쉽고, <슬럼, 지구를 뒤덮다> 같은 책은 팔기 어렵다. 인터넷 서점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대한민국 이야기>는 검색을 통해 알아서, 혹은 작게 보여줘도 알아서 팔리는 책이고, <슬럼, 지구를 뒤덮다>는 여기저기에 올리고 관심있게 지켜봐야 겨우 움직이는 책이다.
실제로 이영훈의 책이 나온 시기에 서중석, 황광우의 책을 낸 출판사의 담당자 분들이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대한민국 이야기>의 1/5은 팔아야 하는 거 아닌가? 87년 이후 20년이라고 떠드는데 결과가 뭐 이래요?" 하고 한탄한 일도 있었다.
이유가 뭘까? 386이라고 부르는 나이대의 독자들이 경영서나 청소년 학습서에 더 큰 관심을 두기 때문이기도 하고, 출판사가 안이하게 소극적으로 책을 만들고 마케팅을 하는 데도 원인이 있다. 물론 서점도 한 몫한다.
많은 출판사들이 청소년 시장을 포괄하는 책을 만들어 대박을 노릴까, 아니면 안전빵을 택할까를 두고 고민한다. 386이라고 부르는 세대가 그 책을 모르더라도, 50대 이후의 다소 보수적인 독자층이 알아준다면, 그 책은 안전빵이다.1쇄는 나간다.
그럼, 386이라고 부르는 세대가 알고, 50대 이후의 다소 보수적인 독자층은 모르는 책은? 그런 건 거의 없다. 386이라고 부르는 세대가 알아주기 시작하면, 그 책은 그때부터 '터진 책'이 된다.
당연하게도 출판사가 안정빵을 택한다는 것은 그 책에 대해서는 특별한 마케팅, 홍보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비용을 줄여야 수익을 얻으니까 당연히 그렇게 된다. 그런 책은 어떻게 이른바 386이라 부르는 독자에게, 혹은 그보다 젊은 세대의 독자에게 가 닿을까? 방법이 거의 없다. 아니, 정답이 없다.
여기서부터는 내가 하는 일과 직접적으로 관계된 문제라 머리 터진다. 도서 유통의 한 과정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판단을 잘못하면 이 상황이 증폭되고, 더 꼬인다.
<지식e>같은 대중적인 교양서 판매에 매달리는 것이 무의미한 일은 단연 아니지만, 최선도 아니다. 어차피 출판사의 마케팅 역량에 의존해서 파는 책이며, 서점의 기본 사이즈에 비례해 팔게 되는 책이다(물론 비례의 폭을 좁히는 게 담당자의 의무지만). 이런 책에만 매달리면 대게는 그 책을 낸 출판사만 웃는다. 다른 출판사는 울고.
그렇다고 <대한민국 이야기> 같은 책을 두 팔 걷고 나서 팔기도 찝찝하다. 정치적 성향 때문이 아니다. 기본적으로는 어차피 나가는 책이며, 동시에 어차피 나갈 사이즈가 정해져 있는 책이라서 그렇다. <대한민국 이야기> 노출한다고 500권 나갈 걸, 1,000권 나가게 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나는 <슬럼, 지구를 뒤덮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 같은 책들에 더 관심을 둔다. 이른바 386이라고 부르는 세대가 사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터진 책'이 되니까. 그런 기대를 갖고, 장사를 한다. 그래야 사회과학 시장이 어떻게든 살테고, 그래야 내가 밥을 먹을테니까...
이런 생각이 맞는지 틀리는지 모르겠다. 때로는 '업계 1위 회사도 아닌 곳에서 너무 양반처럼 장사하나' 싶은 생각도 들고, 때로는 '업계 1위도 회사도 아닌 곳에서 그것마저 버리면 뭘로 정체성을 갖고 장사할래' 하는 생각도 든다. 뭐, 정답없는 얘기다.
부끄럽지만 고백하건데, 얼마전에 정신을 바짝 들게 한 일이 있었다. 사회과학 책이 너무너무 안 나와서 진짜 책이 없었다. 웹페이지를 업데이트 하다가 기왕 나가는 책 왕창 팔아보자는 생각에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를 사회과학 페이지의 잘 보이는 자리에 올렸다.
그 오후에 출판사에서 메일을 받았다. "사화과학 페이지의 정체성을 지켜주세요. plz..." 그 메일을 받고도 판단이 안 서 그 책을 며칠 더 올려두었다. 그리고 로그 분석과 판매량 분석을 해보았는데 결과는 참담.
사회과학 페이지에서 그 책을 눌러보는 사람은 없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물론, 다행한 일이다. 그게 다행한 일이라는 생각을 확실하게 정리할 수 있었으니, 개인적으로도 다행스런 일이다.
업계 얘기에, 개인적인 생각까지 더해져 또 말이 길었다. 뭐 사회과학 책 시장이 그렇다는 얘기고, 다음주에는 DVD 구매 고객을 타겟으로 인문서 신간 홍보를 해보자고 꼬셔야지 하는 얘기고, 책이나 라디오 모두 성격상 래디컬 할 수 있는 매체인데 자꾸 보수 세력들이 가장 사랑하는 홍보 수단이 되어가서 짱난다는 얘기다.('미국 대선戰 '라디오'를 잡아라')
<마시멜로 이야기> 이야기 류의 책을 이따금 구매하는 독자와 저가 기획 상품이나 디즈니 류의 DVD를 구매하는 고객을 제외하고 파악했을 때,
1. 우리나라에서 책을 정기적으로 일정 금액 이상 구매하는 사람은 2만명.
2. 그 가운데 사회과학 독자들은 대략 2천명.
3. 그 가운데 다시 1,000명은 DVD, 500명은 LP구매자.
4. 책, DVD, LP는 원래 대체제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보안재, 결합재의 성격을 띤다.
5. 결과적으로 상위 5%가 60%의 책을 구매하는 셈.
6. 우리 시장구조에서는 DVD 구매자가 상위5%, 이 사람들이 사회과학 시장을 지키는 셈.
7. 나이로 보면, 386이라고 부르는 나이대에서 하나가 형성되고
8. 50대 초중반 소위 월간조선 정독자 또 하나의 피크선이 생긴다.
9. 결국 좋으나 싫으나 좌파와 우파가 책 시장과 DVD 시장을 지탱하고 있는 셈.
9. 정치적인 지향점이 뚜렷한 사람들이 책을 읽는다는 임시 결론을 이끌어낼 수 있다.
월간조선을 읽는 사람들만큼 책을 열심히 사보는 사람도 없다는 말, 시간이 지날수록 절절하게 체감한다. 저 위의 2만/2천/5백에 꼭 들어 맞는 분들을 여럿 알고 있다. 그들 모두 월간조선 혹은 조선일보를 본다.
직업적인 이유로 그 그룹에 속한 분들이 대체로 어떤 책을 사는지도 알고 있다. 이게 생각보다 재밌다. 이 사람들은 경영이든 인문이든 분야를 안 가리고 사고, 좌파든 우파든 정치적 입장에 관계없이 사고, 한 달에 20만원 정도는 기본으로 산다. 한 주에 신문에 소개된 인문서가 열 권이라면 적어도 여섯 권 정도는 이 사람들'만' 산다.
사회과학서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아주 대중적인, 청소년에게도 권해줄 수 있는 <지식e>같은 부류의 교양서를 제외하고 나면, 이른바 정통 사회과학(그나마 학술서 비슷한 책을 제외하고)시장은 진짜로 2만/2천 사이즈고, 그 풀에서는 정말 저 그룹의 사람들이 왕이다.
문제는 눈에 띌 만한 속도로 386이라고 부르는 나이대의 진보 성향 독자들의 구매력이 줄어들고, 50대 초중반의 <월간조선> 정독자 그룹의 구매력이 갈수록 커진다는 데 있다.
그래서 이영훈의 <대한민국 이야기>는 팔기 쉽고, <슬럼, 지구를 뒤덮다> 같은 책은 팔기 어렵다. 인터넷 서점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대한민국 이야기>는 검색을 통해 알아서, 혹은 작게 보여줘도 알아서 팔리는 책이고, <슬럼, 지구를 뒤덮다>는 여기저기에 올리고 관심있게 지켜봐야 겨우 움직이는 책이다.
실제로 이영훈의 책이 나온 시기에 서중석, 황광우의 책을 낸 출판사의 담당자 분들이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대한민국 이야기>의 1/5은 팔아야 하는 거 아닌가? 87년 이후 20년이라고 떠드는데 결과가 뭐 이래요?" 하고 한탄한 일도 있었다.
이유가 뭘까? 386이라고 부르는 나이대의 독자들이 경영서나 청소년 학습서에 더 큰 관심을 두기 때문이기도 하고, 출판사가 안이하게 소극적으로 책을 만들고 마케팅을 하는 데도 원인이 있다. 물론 서점도 한 몫한다.
많은 출판사들이 청소년 시장을 포괄하는 책을 만들어 대박을 노릴까, 아니면 안전빵을 택할까를 두고 고민한다. 386이라고 부르는 세대가 그 책을 모르더라도, 50대 이후의 다소 보수적인 독자층이 알아준다면, 그 책은 안전빵이다.1쇄는 나간다.
그럼, 386이라고 부르는 세대가 알고, 50대 이후의 다소 보수적인 독자층은 모르는 책은? 그런 건 거의 없다. 386이라고 부르는 세대가 알아주기 시작하면, 그 책은 그때부터 '터진 책'이 된다.
당연하게도 출판사가 안정빵을 택한다는 것은 그 책에 대해서는 특별한 마케팅, 홍보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비용을 줄여야 수익을 얻으니까 당연히 그렇게 된다. 그런 책은 어떻게 이른바 386이라 부르는 독자에게, 혹은 그보다 젊은 세대의 독자에게 가 닿을까? 방법이 거의 없다. 아니, 정답이 없다.
여기서부터는 내가 하는 일과 직접적으로 관계된 문제라 머리 터진다. 도서 유통의 한 과정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판단을 잘못하면 이 상황이 증폭되고, 더 꼬인다.
<지식e>같은 대중적인 교양서 판매에 매달리는 것이 무의미한 일은 단연 아니지만, 최선도 아니다. 어차피 출판사의 마케팅 역량에 의존해서 파는 책이며, 서점의 기본 사이즈에 비례해 팔게 되는 책이다(물론 비례의 폭을 좁히는 게 담당자의 의무지만). 이런 책에만 매달리면 대게는 그 책을 낸 출판사만 웃는다. 다른 출판사는 울고.
그렇다고 <대한민국 이야기> 같은 책을 두 팔 걷고 나서 팔기도 찝찝하다. 정치적 성향 때문이 아니다. 기본적으로는 어차피 나가는 책이며, 동시에 어차피 나갈 사이즈가 정해져 있는 책이라서 그렇다. <대한민국 이야기> 노출한다고 500권 나갈 걸, 1,000권 나가게 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나는 <슬럼, 지구를 뒤덮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 같은 책들에 더 관심을 둔다. 이른바 386이라고 부르는 세대가 사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터진 책'이 되니까. 그런 기대를 갖고, 장사를 한다. 그래야 사회과학 시장이 어떻게든 살테고, 그래야 내가 밥을 먹을테니까...
이런 생각이 맞는지 틀리는지 모르겠다. 때로는 '업계 1위 회사도 아닌 곳에서 너무 양반처럼 장사하나' 싶은 생각도 들고, 때로는 '업계 1위도 회사도 아닌 곳에서 그것마저 버리면 뭘로 정체성을 갖고 장사할래' 하는 생각도 든다. 뭐, 정답없는 얘기다.
부끄럽지만 고백하건데, 얼마전에 정신을 바짝 들게 한 일이 있었다. 사회과학 책이 너무너무 안 나와서 진짜 책이 없었다. 웹페이지를 업데이트 하다가 기왕 나가는 책 왕창 팔아보자는 생각에 <바보처럼 공부하고 천재처럼 꿈꿔라>를 사회과학 페이지의 잘 보이는 자리에 올렸다.
그 오후에 출판사에서 메일을 받았다. "사화과학 페이지의 정체성을 지켜주세요. plz..." 그 메일을 받고도 판단이 안 서 그 책을 며칠 더 올려두었다. 그리고 로그 분석과 판매량 분석을 해보았는데 결과는 참담.
사회과학 페이지에서 그 책을 눌러보는 사람은 없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물론, 다행한 일이다. 그게 다행한 일이라는 생각을 확실하게 정리할 수 있었으니, 개인적으로도 다행스런 일이다.
업계 얘기에, 개인적인 생각까지 더해져 또 말이 길었다. 뭐 사회과학 책 시장이 그렇다는 얘기고, 다음주에는 DVD 구매 고객을 타겟으로 인문서 신간 홍보를 해보자고 꼬셔야지 하는 얘기고, 책이나 라디오 모두 성격상 래디컬 할 수 있는 매체인데 자꾸 보수 세력들이 가장 사랑하는 홍보 수단이 되어가서 짱난다는 얘기다.('미국 대선戰 '라디오'를 잡아라')




덧글
비와이슬 2007/07/20 07:12 # 답글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출판시장의 단면을 조금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즐거운 나날 되세요~! ^^
이요 2007/07/20 16:58 # 답글
그렇군요. 모르던 사실을 알게 됐어요.
cklist 2007/07/21 01:31 # 답글
비와이슬 님, 이요 님 / 스크롤의 압박이...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2007/07/26 02:23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cklist 2007/07/26 09:18 # 답글
속삭이신 님 / 반갑습니다. 위에 쓴 글, 그닥 체계 없는 산발적인 생각들이에요. 숙고해서 쓴 글이 아니어서 쓰고 나서서 엄청 민망했고요. 슬쩍 읽어주시고 슬쩍 흘러 주셔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2007/12/20 17:54 # 답글
비공개 덧글입니다.
cklist 2007/12/21 17:44 # 답글
숨긴 댓글 님 : 안녕하세요. 인사 남겨 주셔서 고맙습니다.무척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보다 반가운 마음이 더 크네요^^ 님께서 만드신 책을 여러 권 읽은 것 같아요. 특히 말씀하신 그 책은 무척 열심히 읽었고요... 좋은 책 만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런 인사를 드릴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으니 이번 기회에^^)
잘 하고 있는 건지 그렇지 않은지 늘 잘 모르겠습니다. 남겨주신 말씀 너무 감사하고요, 부끄러운 만큼 좀더 힘을 내서 해보겠습니다. 언젠가 얼굴 뵐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연말 건강히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