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를 흐트리지 않기. 업무 외 보고

"축구팀에 비유해보자. 열한 명의 선수들 가운데 자기 팀 골대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선수는 네 명뿐이다. 그리고 그 사실에 신경 쓰는 사람도 두 명뿐이다. 열한 명의 선수들 가운데 오직 두 명만이 자신의 포지션과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으며, 오직 두 명의 선수들만이 상대 팀과의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노력한다."

이 축구팀이 겪는 실패는 전술의 실패가 아니다. 전술은 실행을 통해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데 이 축구팀은 그 단계에 이르지도 못했다. 그보다 이들이 겪는 실패는 커뮤니케이션의 실패다. 왜 축구를 하는가? 무엇이 축구경기의 승패를 결정하는가? 누가 우리 팀인가? 어떤 상황에서 내가 선수로서 해야할 일은 무엇인가?에 답이 없는 것.

한 번은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마케팅 부서 트레이시가 허브 켈러허(최장 재직 CEO)를 찾아왔다. 그는 고객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더니 휴스턴 발 라스베이거스형 여객기 승객들이 비행중 간단한 식사를 하고 싶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전하며, 땅콩 대신 치킨시저샐러드를 간식 메뉴에 포함시키면 승객들이 좋아할 거라고 제안했다. 

켈러허가 답했다. "트레이시, 치킨시저샐러드를 추가해도 우리 화사가 가장 저렴한 항공사로 남을 수 있을까? 가장 저렴한 항공사라는 우리 목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 빌어먹을 치킨샐러드는 서비스할 필요가 없네."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가장 저렴한 서비스"는 축구 경기에서의 득점이다. 포지션이 달라도, 이 항공사의 직원 모두는 득점을 위해 움직인다. 어떤 서비스가 즉각적인 고객만족을 가져왔어도 "가장 저렴한 서비스"에 위배된다면 자살골이다. 어떤 서비스가 한 명의 고객을 기쁘게 했더라도 "가장 저렴한 서비스"에 방해가 되는 것이라면 파울이다.(사우스웨스트 항공은 가장 저렴한 가격을 최상의 고객 서비스로 규정한 회사니까.)

이런게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 즉 성공하는 조직의 조건이 아닐까. "가장 저렴한 항공사" 처럼 단순하지만 핵심이 담긴 목표를 조직의 구성원 모두가 공유하는 것. 그래서 세세한 규칙이 모두 정해져 있지 않더라도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할지 판단할 수 있게 하는 것 말이다. 답을 내려주길 기다릴 일도, 답을 주지 않는다고 누구를 탓할 일도 없이 스스로 최선을 다할 수 있게 이끌어주는 나침반을 하나씩 나눠 갖는 것.

진짜 목표를 위해서면 목에 힘주고 싸워도 좋다(갈등 없는 '화목한 조직'이 목표라면 다르겠지만 -_-). 오해나 갈등이 없는 상태가 성공적인 커뮤니케이션의 결과는 아니다.
 
일하는 즐거움이란 게 어디에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 할수록 하나의 목표에 대한 끈질긴 집착, 그 과정에서 얻는 일체감과 자부심 따위의 것에 마음이 기운다. 축구 선수들의 골 세레머니를 생각해보면 답이 선명하다. 단지 뛰는 것(어떤 작업이 갖는 고유의 성격)이 좋아 축구장에 왔다면 번지수가 틀렸다. 그런 사람은 관중과 동료가 없는 빈 운동장으로 가라.

축구는 팀플레이, 회사도 팀플레이... 적어도 세상 일의 절반은 확실히 팀플레이다. 그리고 멋진 팀플레이이를 가능케 하는 건 목표를 정확히 알고, 그 목표를 각별히 여기는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이다.

그러니 제발, 목표를 흐트리지 말았으면 좋겠다. 엉뚱한 일에 힘 쏟게 하지 말고, 엉뚱한 일로 기운 빠지게 하지 말고. 모든 좋은 것들을 끌어다 공연히 힘없는 목표를 만들지도 말고, 다른 목표를 갖고 혼자 애쓰지도 말고 말이다.

* 사우스웨스트 항공에 대한 이야기는 <스틱STICK>에서 읽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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