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짐 콜린스 지음, 이무열 옮김 / 김영사
경영서를 이제 막 읽기 시작한 탓에 아는 것도 책 고르는 눈도 없으면서, 남들이 다 좋다고 하는 이 책 읽기를 미룬 이유는 "좋으면 그걸로 됐지, 굳이 위대할 필요까지야 있겠는가?"하는 생각에서였다. "탁월함이 뭐 그리 멋진가, 위대하기 위해 하루하루 쪼며 사느니, 좀 느슨하게 즐기며 사는게 낫지 않은가" 하는 생각말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이 같은 질문에 다음과 같은 답을 던져준다. 위대하자면 집착이 커질 것이고 그러자면 복잡하고 각박한 삶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보기 좋게 뒤엎으면서.
"나는 큰(great)것 을 만드는 일이 좋은(good) 것을 만드는 일보다 결코 더 어렵지 않다고 믿는다. 큰 것에 도달하는 경우가 통계상으로 더 드물겠지만 그것이 평범한 것을 지속시키는 것보다 더 많은 고통을 요구하지 않는다. (중략) 연구 결과의 아름다운 힘은, 그것들이 우리의 능률을 높이면서도 우리의 삶을 획기적으로 단순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이 매우 중요하고 무엇이 그렇지 않은가에 대한) 단순명쾌함에는 큰 즐거움이 있다" (본문 295쪽)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그렇지 않는 것인지를 아는 것, 중요한 일에 집중하고 엄격한 기준을 갖고 탁월성을 추구하는 것. 그 끝에서 내가 세상에 온 의의를 발견하는 것. 그것이 일의 의미이고, 또 삶의 의미라는...
책은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성장한 기업들과 비교기업들을 분석하여 이로부터 무엇이 그들을 위대함에 이르게 했는가를 밝히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각 장마다 동기부여니, 핵심역량이니, 1인자 CEO의 리더십이니, 변화에 대응한 전략이나 하는... 경영학을 모르는 나도 들어서 알고 있는 경영학의 핵심 개념들을 비판하며, 그것들보다 우선적으로,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이 책의 핵심은 이른바 '고슴도치 컨셉' 에 대한 부분.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고슴도치 컨셉'을 깊이 이해하고(아래의 A,B,C의 교집합을 찾아), 단순 명쾌한 컨셉으로 만들어, 우직하게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A. 당신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는 것 : 이때 최고라는 것은 핵심역량을 넘어서는 엄격한 기준이다. 킴벌리가 주력 분야인 종이제조업을 포기하고, 자신들이 최고가 될 가능성이 있던 소비재 공산품을 만들기 시작했듯이. 자존심이나, 어느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의사'를 앞세우기 전에 무엇에서 최고가 될 수있을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B. 당신의 경제엔진을 움직이는 것 : 쉽게 말하면 '질문이 다르면 답이 다르다'는 원리. 사업에서 어떤 x당 수익을 골라 날이갈수록 그것을 체계적으로 높여갈 수 있겠는지, 스스로 물으라는 것이다. 월그린츠가 가게당 수익이라는 기준을 '고객당 수익'으로 바꿈으로써 기업의 성장방향을 달리 규정짖으며 성장한 것처럼. 적합한 기준과 질문이 적합한 통찰을 이끌어 낸다는 것이다.
C. 당신이 깊은 열정을 가진 일 : "열정은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다"는 것이 이 장의 핵심. 동기부여가 아니라, 이미 열정을 갖고 있는 일, 인재교육 보다 적합한 사람들 고르는 일이 더 중요하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성공한 기업들은 A,B,C,의 교집합에 맞는 일이면 어떤 여려움이 있어도 하고, 그게 아니면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 인수합병으로 기업을 키울 기회가 왔어도 이 컨셉에 맞지 않으면 취하지 않았고, 반면에 자원배분에 있어서는 어떻게 이 교집합에 투자를 집중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연구했다. 이로부터 얻어낸 이들 기업의 탁월성.
지은이도 말하듯, 이 책은 기업의 성장에 관한 경영서를 넘어 삶의 전략에 대한 책으로, 무엇이든 자신이 세운 목표를 향해 순수하게 나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책으로, 어느 분야에서건 탁월함을 향해 나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책으로 읽히기에 충분하다.
'무엇무엇에 대응해서' 라는 식의 말을 하지 않는 사람들, 남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대응에 목적을 두지 않고, 순수한 탁월성 자체를 위한 욕구에 의해 움직이는 사람들... 탁월한 것이 주는 단순함에서 평정심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 어느 분야에서든 '고수'라 불리는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방식을 보여주는 책이다.
20041001




덧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