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통합/개방
상품 - 일반관세의 폐지
자본 - 해외투자자본의 보호
인력 - 노동력의 이동
1. 한국에서는 UR 이후 "농산물의 개방과 문화산업, 특히 영화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라는 두 가지 문제에 거의 대부분의 논의가 집중되어왔다. 하지만 1995년 이후 전세계를 관통하는 문제는 "아직도 남아있는 일반관세를 어떻게 없앨 것인가"이다.
- 가트의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제재조항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가트 체계가 언제 붕괴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심판기구'를 설치할 필요가 있었는데, 이게 바로 WTO다. 이렇게 가트 체계의 '구멍'에 하나의 국제기구가 채워지면서 일단은 가트 체제가 형식적으로 완성된다.
- UR 협상은 미완인 상태에서 종료되었고, 농업시장과 문화시장에 대한 세부 개방일정 조정과 함께 '일반관세'에 대한 문제들은 추후의 협상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UR에서는 보호관세와 직접 보조금을 포함한 다양한 제도들을 폐지하는 효과를 낳았지만 이 과정에서 각 국가가 정부의 세원 마련을 위해서 운용하고 있는 '일반관세'는 남겨두기로 하였다.
- 전세계적으로 일반관세는 평균 2~8% 정도에서 각 나라별로 자율결정할 수 있게 되있다. UR 이후 몇 가지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 다시 새로운 다자간협상 절차를 열게 되는데, 이를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하였기 때문에 '도하 라운드0 (DDA)라고 부른다.
- 현재 세계무역체계는 가트 체계에서 WTO를 출범시키고, 남아있는 협상들을 위해서 DDA라는 다자협상을 진행하는 정리할 수 있다. DDA가 마지막 협상이 될 것인지 아니면 중간에 정지하고 보다 부드러운 새로운 협상의 형태가 등장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또 UR의 후속 조치가 언젠가 이루어진다면 사실상 일반 관세마저 없어진 세상에서 살게 된다. 물론 이때가 된다면 FTA와 같은 양자협약이라는 것이 사실상 필요없는 '무관세 다자간체계'에서 살아가겠지만, 그게 언제일지에 대해서는 예측할 수 없다.
2. 일반관세의 조기개방에서 EU 방식과 나프타 방식의 가장 큰 차이점은 "노동력의 국가간 이전을 포함하고 있으냐 그렇지 않느냐"이다. EU와는 달리 나프타에서는 '노동력의 국가간 이전'을 제외하고 있다.
- 이렇게 '작은 차이'가 두 가지 통합방식을 각각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진화하게 만들었다. 즉, 미리 의도하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노동력의 이전 허용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일종의 안전장치로 작동하는 셈이다.
- 만약 동구 국가 시민들이 파리나 베를린으로 대거 이동해서 끊임없이 노동시장에 저가 노동력으로 공급된다면 어떤한 일이 벌어질까? 통합의 경제적, 사회적 근간이 흔들리게 된다는 점을 금방 상상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유럽 국가에서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국가라도 이러한 통합을 통해서 사회가 붕괴되거나 기본 체계가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여러 가지 배려를 하고 지원책을 만들게 된다. 일종의 '상호보호' 체계에 의한 안전장치를 확보하지 않는다면 모두가 위험해지는 상황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착취' 혹은 '기생'이 아니라 '공생' 관계로 경제협력을 전환시키는 장치가 바로 '노동력의 이동'이다.
3. 국가간 투자에서 어떻게 불안한 요소를 제거하고 자본의 흐름을 촉진시킬 것인가라는 문제는 또 다른 차원에서 제기된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해외직접투자((FDI)의 비중이 일반상품의 수출입에 비해 무시할 수 없게 커진 것이다.
- 많은 사람들이 이런 불안감에 대한 제도적 해법을 만들기에 OECD가 적절한 기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WTO와는 별도로 OECD라는 틀 안에서 '다자간 투자협정'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그 결과 태어난 국제협약이 '마이(MAI : Multilateral-Agreement on Investment)'이다.
- 그런데 MAI는 다국적 기업에 지나친 혜택을 부여하는 협역이었기 때문에 협상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고, 1998년에 결국 좌초되고 말았다. 이에 당장 실무적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고안되기 시작했다. 시급히 양자간 협정의 새로운 형식이 필요해진 것이다. 결국 국제투자협정은 다자관계에서 양자관계로 전환되어 양자간 투자협정이라는 BIT(Bilateral Investment Treatise)가 MAI를 제치고 전면에 급부상한다.
4. WTO의 조기개방과 MAI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면 FTA라는 대단히 특수한 양자협상이 세상에 등장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관세가 존재하지 않고, 모든 해외투자가 이미 보호받고 있다면 굳이 두 나라가 양자의 틀을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새로운 협약은 아직 오지 않았고, '무역전쟁'이 심각해지면서 정치적 이유와 통상적 이유로 한시적 협상틀인 FTA가 국제통상의 전면에 등장한다.
- BIT는 미국을 방문한 김대중 대통령에게 클린턴 대통령이 제안하는 형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보다 더 강력한 FTA는 오히려 한국이 미국에게 제안한 것이었다. 즉, 정치적 성격을 처음부터 강하게 띠고 있었다.
5. FTA는 본질적으로 미국형과 미국형이 아닌 것으로 나눌 수 있다. 미국의 자국이 가진 '비대칭적 힘'을 사용해서 자신에게 유리하게 협상을 이끌기 위해 몇 가지 장치를 사용하는데, 그 가장 전형적인 장치가 '표준형' (Standard form)'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때의 표준은 '미국 입장에서의 표준'이다.
- 미국은 어떤 특정한 국가에 대해서 별도로 양자협상을 만들지 않고 대게는 미국 정부의 표준형을 제시하고, 이 표준형에서 약간의 수정을 한다. 물론 협상 과정에서 밀고 당기기를 할 수는 있지만 표준형에서 많이 벗어나기는 어렵다.
- 미국의 표준형은 다른 FTA와 무엇이 질적으로 다른가? 세계은행이 제시하는 차이점들은 "핫머니에 대한 보호, 양허상품에 대한 리스팅 방식, 그리고 지적재산권 보호 방식에 대한 공격적 규정' 등이다. 이를 쉽게 표현한다면 관세가 아닌 '비관세장벽'에 대한 처리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 '관세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미국 제품의 수입을 가로막고 있는 모든 것'을 비관세 무역장벽이라 할 수 있다. 만약 한국 초등학교에서 교육부의 교육방침에 따라 "국산차를 애용하자"는 포스터 그리기 수업을 했다면 이건 비관세 무역장벽에 해당한다. 좀 '무식하게' 표현하면 "미국 제품이 한국에서 팔리지 않는 것은 한국정부가 나쁜 놈이기 때문에 그렇다"라고 규정한다는 얘기다.
- 덧붙여 세계은행이 독소조항이라고 지적하는 '미국 투자자의 제소권 보장' 같은 경우는 사실상 FTA가 아니라 해외투자보호협정에 들어가야 할 내용이다. 일반관세 철폐와는 별 관련이 없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이니까' 가능하다. 미국이 제시하는 유형의 FTA는 관세철폐, 투자보호와 함께 사실상 그 무엇이라도 얹겠다는 마음만 있으면 얹을 수 있는 특수한 형태의 FTA이다. 이를 좀 부드러운 수사를 동원해서 표현할 때는 '포괄적(Comprehensive)FTA'라고 한다. 미국이 원하는 것은 뭐든지 집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외교용어이며 경제용어인 단어의 속뜻이다.
- 한미 FTA 채택하고 있는 '네거티브 리스트' 방식도 미국형 FTA의 새로운 특징이다. 호주와의 FTA에서 처음 등장한 이 새로운 방식은 기존의 '포지티브 리스트'와 범위와 질을 전혀 달리한다. 포지티브 리스트 방식은 열거된 업종들과 분야들만 개방을 하지만, 한국에 적용될 네거티브 리스트 방식은 열거되지 않은 모든 것들을 예외 없이 개방하고, 별도로 명시되지 않았다면 아무런 보호장치를 둘 수 없다.
<한미 FTA 폭주를 멈춰라>, 우석훈, 33~67 쪽에서 정리.
상품 - 일반관세의 폐지
자본 - 해외투자자본의 보호
인력 - 노동력의 이동
1. 한국에서는 UR 이후 "농산물의 개방과 문화산업, 특히 영화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라는 두 가지 문제에 거의 대부분의 논의가 집중되어왔다. 하지만 1995년 이후 전세계를 관통하는 문제는 "아직도 남아있는 일반관세를 어떻게 없앨 것인가"이다.
- 가트의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제재조항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가트 체계가 언제 붕괴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그래서 '심판기구'를 설치할 필요가 있었는데, 이게 바로 WTO다. 이렇게 가트 체계의 '구멍'에 하나의 국제기구가 채워지면서 일단은 가트 체제가 형식적으로 완성된다.
- UR 협상은 미완인 상태에서 종료되었고, 농업시장과 문화시장에 대한 세부 개방일정 조정과 함께 '일반관세'에 대한 문제들은 추후의 협상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UR에서는 보호관세와 직접 보조금을 포함한 다양한 제도들을 폐지하는 효과를 낳았지만 이 과정에서 각 국가가 정부의 세원 마련을 위해서 운용하고 있는 '일반관세'는 남겨두기로 하였다.
- 전세계적으로 일반관세는 평균 2~8% 정도에서 각 나라별로 자율결정할 수 있게 되있다. UR 이후 몇 가지 문제들을 해소하기 위해 다시 새로운 다자간협상 절차를 열게 되는데, 이를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하였기 때문에 '도하 라운드0 (DDA)라고 부른다.
- 현재 세계무역체계는 가트 체계에서 WTO를 출범시키고, 남아있는 협상들을 위해서 DDA라는 다자협상을 진행하는 정리할 수 있다. DDA가 마지막 협상이 될 것인지 아니면 중간에 정지하고 보다 부드러운 새로운 협상의 형태가 등장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또 UR의 후속 조치가 언젠가 이루어진다면 사실상 일반 관세마저 없어진 세상에서 살게 된다. 물론 이때가 된다면 FTA와 같은 양자협약이라는 것이 사실상 필요없는 '무관세 다자간체계'에서 살아가겠지만, 그게 언제일지에 대해서는 예측할 수 없다.
2. 일반관세의 조기개방에서 EU 방식과 나프타 방식의 가장 큰 차이점은 "노동력의 국가간 이전을 포함하고 있으냐 그렇지 않느냐"이다. EU와는 달리 나프타에서는 '노동력의 국가간 이전'을 제외하고 있다.
- 이렇게 '작은 차이'가 두 가지 통합방식을 각각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진화하게 만들었다. 즉, 미리 의도하지 않았지만 실제로는 노동력의 이전 허용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일종의 안전장치로 작동하는 셈이다.
- 만약 동구 국가 시민들이 파리나 베를린으로 대거 이동해서 끊임없이 노동시장에 저가 노동력으로 공급된다면 어떤한 일이 벌어질까? 통합의 경제적, 사회적 근간이 흔들리게 된다는 점을 금방 상상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유럽 국가에서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국가라도 이러한 통합을 통해서 사회가 붕괴되거나 기본 체계가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여러 가지 배려를 하고 지원책을 만들게 된다. 일종의 '상호보호' 체계에 의한 안전장치를 확보하지 않는다면 모두가 위험해지는 상황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착취' 혹은 '기생'이 아니라 '공생' 관계로 경제협력을 전환시키는 장치가 바로 '노동력의 이동'이다.
3. 국가간 투자에서 어떻게 불안한 요소를 제거하고 자본의 흐름을 촉진시킬 것인가라는 문제는 또 다른 차원에서 제기된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해외직접투자((FDI)의 비중이 일반상품의 수출입에 비해 무시할 수 없게 커진 것이다.
- 많은 사람들이 이런 불안감에 대한 제도적 해법을 만들기에 OECD가 적절한 기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WTO와는 별도로 OECD라는 틀 안에서 '다자간 투자협정'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그 결과 태어난 국제협약이 '마이(MAI : Multilateral-Agreement on Investment)'이다.
- 그런데 MAI는 다국적 기업에 지나친 혜택을 부여하는 협역이었기 때문에 협상은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했고, 1998년에 결국 좌초되고 말았다. 이에 당장 실무적으로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고안되기 시작했다. 시급히 양자간 협정의 새로운 형식이 필요해진 것이다. 결국 국제투자협정은 다자관계에서 양자관계로 전환되어 양자간 투자협정이라는 BIT(Bilateral Investment Treatise)가 MAI를 제치고 전면에 급부상한다.
4. WTO의 조기개방과 MAI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면 FTA라는 대단히 특수한 양자협상이 세상에 등장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관세가 존재하지 않고, 모든 해외투자가 이미 보호받고 있다면 굳이 두 나라가 양자의 틀을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새로운 협약은 아직 오지 않았고, '무역전쟁'이 심각해지면서 정치적 이유와 통상적 이유로 한시적 협상틀인 FTA가 국제통상의 전면에 등장한다.
- BIT는 미국을 방문한 김대중 대통령에게 클린턴 대통령이 제안하는 형식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보다 더 강력한 FTA는 오히려 한국이 미국에게 제안한 것이었다. 즉, 정치적 성격을 처음부터 강하게 띠고 있었다.
5. FTA는 본질적으로 미국형과 미국형이 아닌 것으로 나눌 수 있다. 미국의 자국이 가진 '비대칭적 힘'을 사용해서 자신에게 유리하게 협상을 이끌기 위해 몇 가지 장치를 사용하는데, 그 가장 전형적인 장치가 '표준형' (Standard form)'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때의 표준은 '미국 입장에서의 표준'이다.
- 미국은 어떤 특정한 국가에 대해서 별도로 양자협상을 만들지 않고 대게는 미국 정부의 표준형을 제시하고, 이 표준형에서 약간의 수정을 한다. 물론 협상 과정에서 밀고 당기기를 할 수는 있지만 표준형에서 많이 벗어나기는 어렵다.
- 미국의 표준형은 다른 FTA와 무엇이 질적으로 다른가? 세계은행이 제시하는 차이점들은 "핫머니에 대한 보호, 양허상품에 대한 리스팅 방식, 그리고 지적재산권 보호 방식에 대한 공격적 규정' 등이다. 이를 쉽게 표현한다면 관세가 아닌 '비관세장벽'에 대한 처리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할 수 있다.
- '관세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미국 제품의 수입을 가로막고 있는 모든 것'을 비관세 무역장벽이라 할 수 있다. 만약 한국 초등학교에서 교육부의 교육방침에 따라 "국산차를 애용하자"는 포스터 그리기 수업을 했다면 이건 비관세 무역장벽에 해당한다. 좀 '무식하게' 표현하면 "미국 제품이 한국에서 팔리지 않는 것은 한국정부가 나쁜 놈이기 때문에 그렇다"라고 규정한다는 얘기다.
- 덧붙여 세계은행이 독소조항이라고 지적하는 '미국 투자자의 제소권 보장' 같은 경우는 사실상 FTA가 아니라 해외투자보호협정에 들어가야 할 내용이다. 일반관세 철폐와는 별 관련이 없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이니까' 가능하다. 미국이 제시하는 유형의 FTA는 관세철폐, 투자보호와 함께 사실상 그 무엇이라도 얹겠다는 마음만 있으면 얹을 수 있는 특수한 형태의 FTA이다. 이를 좀 부드러운 수사를 동원해서 표현할 때는 '포괄적(Comprehensive)FTA'라고 한다. 미국이 원하는 것은 뭐든지 집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외교용어이며 경제용어인 단어의 속뜻이다.
- 한미 FTA 채택하고 있는 '네거티브 리스트' 방식도 미국형 FTA의 새로운 특징이다. 호주와의 FTA에서 처음 등장한 이 새로운 방식은 기존의 '포지티브 리스트'와 범위와 질을 전혀 달리한다. 포지티브 리스트 방식은 열거된 업종들과 분야들만 개방을 하지만, 한국에 적용될 네거티브 리스트 방식은 열거되지 않은 모든 것들을 예외 없이 개방하고, 별도로 명시되지 않았다면 아무런 보호장치를 둘 수 없다.
<한미 FTA 폭주를 멈춰라>, 우석훈, 33~67 쪽에서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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